현재 헐리웃에서 가장 핫한 배우는 누가 뭐라 해도 조셉 고든 레빗이다. <500일의썸머>와 <인셉션>을 통해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가 <50/50>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영화를 들고 찾아왔다. <50/50>은 희귀암 판정을 받은 20대 청년 아담(조셉 고든 레빗)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아담은 참으로 가련한 인물이다. 그는 건강을 위해 술 담배를 멀리하고 운동을 생활화한다. 또한 사고가 무서워 운전을 하지 않는다. 하물며 법과 공중도덕까지 열심히 지키며 인생을 착실하게 살아간다. 그런 그의 몸에 암이 생긴다. 허나 세상은 별반 관심이 없다. 아무도 듣지 않는 라디오 다큐멘터리는 세상과의 괴리를 의미한다. 억울하다. 당사자는 물론 보는 사람 역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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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친구인 카일(세스 로건)과 묘한 설렘을 전해주는 심리치료사 캐서린(안나 켄드릭)이 아담의 곁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카일은 음담을 남발하며 아담의 암판정으로 다운된 관객들의 기분을 끌어올린다. 그의 익살은 단순한 유머에 그치지 않는다.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조율하는 매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게다가 나중에는 깜짝 감동 선물까지 선사한다. 웃음 50에 감동 50이다. 정말 사랑스러운 녀석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카일이 없었더라면 <50/50>은 진부한 신파극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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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역시 아담과 관객들에게 묘한 설렘을 전해주며 카일을 어시스트한다. 그녀의 풋풋한 로맨스와 조금은 어설프지만 그래서 더 즐거운 코미디릴리프는 카일의 폭발하는 에너지와는 달리 지극히 절제되어 있다. 마치 <인디에어>의 나탈리를 다시 만난 느낌이라고나 할까. 세스 로건과 안나 켄드릭의 연기는 물이 올랐다. 조셉 고든 레빗이야 말할 것도 없다. <아저씨>에서 원빈이 그랬던 것처럼 바리캉으로 삭발을 하는 장면은 여심을 자극한다. 미국판 원빈이 따로 없다. 젊은 배우 세 사람이 이야기를 주도하고 또, 캐릭터의 성격은 비교적 가볍지만 극의 전반적인 흐름에는 묵직한 연륜이 묻어난다.

이러한 이유에서 <50/50>을 긍정적으로 본다.

<50/50>은 생존율 50%의 희귀암 판정을 받은 20대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생존율이 50%라면 나머지 50%는 당연히 죽을 확률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50/50>은 나머지 50%를 희망으로 이야기한다. 죽음에 대한 가능성은 배제된다. 가만 보면 이 영화 50대 50이 아니라 50 더하기 50이다. 삶과 죽음의 저울질이 아니라 삶은 그대로, 죽음은 삶의 희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상당히 긍정적인 마인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비극을 기대한 관객들은 <50/50>에게 철저히 무시당하고 만다. 전형적인 헐리웃 장르영화를 보면서 특별한 충격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담백한 스타일에서 벗어난 강한 호기를 기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는 돈을 내고 영화를 소비하는 관객의 권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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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0>은 참으로 따뜻한 영화이다. 또한 슬픈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유쾌함으로 일관된다. 마치 댄스음악에 춤까지 추어 가며 가슴 아픈 이별을 노래하는 가수의 무대를 보는 것 같다. 이는 분명한 모순이다. 슬프니까 고통스러우니까 보다 밝고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지 않겠냐고? 천만에, 고통과 슬픔은 진지해야 한다. 물론 고통과 슬픔을 즐거움으로 이겨 내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고통과 슬픔이 밝고 유쾌하게 표현되는 것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50/50>을 보는 관객들은 허상에 현혹되지 않을 필요가 있다. 본질을 주시해야 한다. 다시 말해 영화에 등장하는 달콤한 아첨들은 보이는 족족 소화시켜 버리고 캐릭터의 심리 변화와 본질적인 메시지를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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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부정은 긍정이 될 수 있지만 강한 긍정은 부정이 될 수 없다. 사실판단의 문제로 단정지을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우리네 심리가 그러하다. 어떤 영화들은 세상의 염세적인 측면을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긍정적인 메시지를 창출한다. 반면 긍정적인 내용을 가지고 부정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영화는 아직 본 적이 없다. 만약 그런 영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관객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영화는 보고 즐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영화는 묵직한 메시지와 삶의 힘이 되는 에너지를 전달해야 한다. 또한 여운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영화일수록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50/50>은 즐기는 것과 여운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 영화일까?

이러한 이유에서 <50/50>을 부정적으로 본다.



영화 <50/50>은 긍정의 힘이 부정적인 시각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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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파일 정보소개